10년 넘게 이어진 유전자가위 특허 분쟁
CRISPR-Cas9 유전자가위는 노벨상을 받은 혁신 기술이지만, 그 상업적 권리를 두고 10년이 넘는 치열한 특허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 싸움의 핵심은 “진핵세포(인간·동물 세포)에서 CRISPR를 최초로 작동시킨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입니다.
특허를 둘러싼 세 주요 당사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 CVC 그룹: UC 버클리의 제니퍼 다우드나, 비엔나 대학교의 에마뉘엘 샤르팡티에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
- 브로드 연구소: MIT·하버드 산하 기관의 펑 장(Feng Zhang) 박사 팀
- 툴젠(ToolGen): 한국의 바이오 기업, 김진수 교수가 설립

분쟁의 핵심: 누가 먼저 진핵세포에서 성공했나?
1단계 vs 2단계 발명
CRISPR 기술 발명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 1단계: 시험관(In vitro)에서 CRISPR로 DNA를 절단하는 원리 발견 → CVC 그룹이 2012년 6월 최초 발표
- 2단계: 이를 인간·동물 세포(진핵세포)에서 실제로 작동시킴 → 브로드 연구소와 툴젠이 각각 주장
시험관에서의 성공을 인간 세포에서 재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도전이었습니다. CVC는 원리를 먼저 발표했지만, 브로드 연구소는 진핵세포 적용에서 자신들이 독자적으로 성공했다고 맞섰습니다.
2026년 3월 PTAB 재심 판결: 브로드의 재승리
2026년 3월 26일, 미국 특허심판항소위원회(PTAB)는 CVC와 브로드 간 저해 간섭(Interference) 심판의 재심에서 다시 한번 브로드 연구소의 우선권을 인정했습니다. UC 버클리 공식 발표에 따르면, PTAB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CVC 측이 브로드보다 앞선 시점에 진핵세포에서의 CRISPR-Cas9 구현 기술을 완성했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했다. 브로드 연구소는 2012년 10월 5일, 인간 세포에서 유전자가위 작동을 실제로 입증(Actual Reduction to Practice)했다.”
이 판결의 배경에는 2025년 5월 미 연방항소법원(CAFC)의 환송이 있었습니다. CAFC는 “PTAB가 ‘발명의 구상(Conception)’ 기준을 너무 엄격하게 적용했다”며 재심리를 명령했으나, 재심에서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 툴젠의 등장
브로드 vs CVC 분쟁은 사실상 ‘준결승전’에 불과합니다. 진짜 결승전의 상대는 한국의 툴젠(ToolGen)입니다.
툴젠의 강력한 무기: 시니어 파티(Senior Party) 지위
특허 분쟁 분석에 따르면, 툴젠은 현재 미국 특허청 저촉심사에서 가장 유리한 시니어 파티(선순위 권리자) 지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 특허 출원일: 툴젠 2012년 10월 23일, 브로드 연구소 2012년 12월 → 툴젠이 약 2개월 앞섬
- 입증 책임의 반전: 시니어 파티인 툴젠은 ‘최초의 발명자’로 추정받으며, 브로드가 자신들이 먼저 발명했음을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준’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 진핵세포 최초 적용: 툴젠은 세계 최초로 CRISPR-Cas9을 진핵세포에 적용한 논문을 발표한 이력이 있습니다
RNP 원천특허: 카스게비와 직결되는 핵심 기술
툴젠이 보유한 RNP(리보핵산-단백질 복합체) 원천특허는 특히 주목할 만합니다. 세계 최초 유전자가위 치료제 카스게비의 생산 방식에 이 기술이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 보도에 따르면, 툴젠 유종상 대표는 “원천기술 발명자가 누구인지를 두고 수년째 특허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기술에 비해, RNP 특허는 제안자가 툴젠으로 명확하기 때문에 소송에서 승산이 큰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글로벌 소송 현황 정리
| 분쟁 | 장소 | 현황 (2026.04) |
|---|---|---|
| CVC vs 브로드 | 미국 PTAB | 브로드 승리 (2026.03 재심 확정) |
| 툴젠 vs 브로드 | 미국 PTAB | 재개 임박 (툴젠=시니어 파티) |
| 툴젠 vs 버텍스·론자 | 유럽 | RNP 특허 침해 소송 진행 중 |
| 툴젠 RNP 특허 | 유럽 EPO | 이의신청부 유지 결정 (2025말) |
왜 이 특허 분쟁이 중요한가?
유전자가위 치료제 시장은 2025년 기준 급성장 중이며,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향후 수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특허 보유자는 이 거대한 시장에서 로열티를 수령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됩니다.
만약 툴젠이 최종 승리한다면, 대한민국 바이오 기업이 전 세계 유전자 치료제 시장의 원천 권리자가 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됩니다. 2026년 하반기에 본격화될 툴젠 vs 브로드의 결승전이 바이오 산업의 판도를 바꿀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특허청, 세계보건기구(WHO)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